순천 송광사와 선암사 방문을 마치고 경남 고성을 향해 또 다시 긴 시간을 이동했다. 물론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는 길목이기는 하지만 가는 도중 3개의 고분군을 방문해야 해서 시간이 그리 넉넉하지는 않다. 고성에서 함안으로 가는 도중에는 눈발도 날리고 하늘도 어두워졌다 맑았다를 반복한다.
가야, 빛나는 철기 문화유산 - ① 가야 문명의 길
한반도 남부지역에는 많은 고분군이 있는데 대부분이 가야의 고분군들로 역사와 자연, 문화유산이 많이 남아 있다. 고대사회에서 철 생산과 철제품의 보급은 사회 변화와 발전의 원동력이었으며, 무덤에서 나오는 수많은 철제품이 이를 증명한다. 가야는 변한의 12개 작은 나라들을 통합해 세운 연맹 왕국으로 김해의 금관가야, 고령의 대가야 등 여섯 나라가 있었으며, 풍부한 자원으로 생산한 철을 매개로 낙랑이나 중궁, 일본 및 한반도의 여러 지역과 교역하여 다양한 육로와 해로가 발달했다. 가야 고분군은 형태와 크기를 통해 전기 가야부터 후기 가야까지 서기전 1세기부터 서기 6세기까지 가야의 문화와 역사, 자연환경을 볼 수 있다. 가야 고분군은 연맹이라는 독특한 정치체계를 유지하면서 주변의 중앙집권적 고대국가와 병존하였던 가야의 문명을 실증하는 독보적인 증거로, 동아시아 고대 문명의 한 유형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적이다.
소가야 문화를 품은 왕릉 고성 송학동 고분군
고성 송학동 고분군은 고성읍 북쪽의 무기산 일대에 위치한 가야 시대 고분군으로 7기 가량의 고분이 밀집되어 있는 유적이다. 이 고분이 자리한 곳은 고성군 소가야의 옛 터로 알려져 있다. 모든 고분의 봉토는 인공으로 다져 쌓아 올려졌으며 언덕 위를 평평하게 고른 뒤 한 켜씩 다져가며 쌓아 올린 판축의 기술이 확인되고 있다. 토기류와 금동 귀걸이, 마구, 금동 장식 큰칼, 청동제 높은 잔, 유리구슬 등이 출토되었다. 대개 5세기 후반에서 6세기 전반 경에 조성되었던 소가야의 중심 고분으로 지배자 집단 또는 왕릉급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소가야 왕릉의 면모를 짐작게 하는 송학동 고분군은 사적으로 지정되어 있다.
* 선사 시대부터 삼국 시대까지 소가야의 유적과 유물을 보관하고 있는 고성박물관이 송학동 고분군과 나란히 위치해 있어, 고분군 내에 지석묘의 7개 구멍이 북두칠성처럼 보인다는 칠성바위 고인돌을 함께 관람할 수 있다.
철의 왕국, 아라가야의 우수한 문화상 함안 말이산 고분군
함안 말이산 고분군은 가야 시대 고분 유적으로서는 최대급의 규모를 자랑한다. 일제강점기인 1940년에 산 정상을 경계로 같은 산자락을 도항리와 말산리로 구분해 도항리 고분군과 말산리 고분군으로 나누어 2개의 고적으로 지정되었다. 1963년 우리 정부가 사적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도 일제의 관념을 그대로 답습하다가 2011년에 역사성과 특성을 고려해 2개의 고분군을 하나로 통합해 ‘말이산 고분군 ’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말이산 고분군에는 주능선이 남북으로 이어져 있고, 서쪽으로 완만하게 이어지는 가지 능선에는 대형 봉토분이, 사면부에는 중소형 고분군이 분포해 있다. 금과 은을 활용한 장신구들을 통해 지배층의 화려한 면모도 엿볼 수 있으며 아라 가야의 전성기인 5~6세기 초의 대외교류를 가늠할 수 있다. 또한 아라 가야를 상징하는 불꽃무늬 토기가 있어 ‘철의 왕국 ’으로 불리었던 아라 가야의 우수한 문화상을 엿볼 수 있다.
* 말이산 고분군 근처 함안 박물관에서는 아라가야의 역사와 말이산 고분의 유물에 대한 전시와 설명들을 수 있다.
비사벌 가야 왕의 위상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창녕은 『삼국사기』에 나오는 진한의 12개 나라 중 하나인 불사국으로, 비사벌이라고 불리던 곳이다. 창녕군 송현동 지역의 고분은 본래 크고 작은 80여 개에 이르는 수십 기의 고분이 분포되어 있었으나 일제 강점기에 도굴되거나 대부분이 논으로 개간되면서 현재는 16기만이 남아있다. 무덤 형태는 가야 시대의 형식으로, 과거에 창녕 일대가 가야의 영역이었음을 알 수 있다. 금동관, 금·은장신구, 은관장식, 금동관모, 금귀걸이 등의 장신구와 각종 마구류, 장식 무기류, 비늘갑옷을 비롯한 각종 철제 무기류, U자형 삽날을 비롯한 각종 농공 구류와 금속 용기류, 각종 토기류와 목기류가 교동·송현동 고분군에서 출토되었다. 출토된 대부분의 유물은 신라의 수도인 경주에서 출토되는 유물과 그 양상과 형태가 거의 흡사해 5~6세기 전반의 중심 연대가 되는 고분군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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