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 스탬프 투어

문화유산 방문자 여권 투어 I 선사 지질의 길 I 연천 호로고루, 전곡리 유적지, 철원 고석정, 포천 화적연, 한탄강 세계지질공원센터, 비둘기낭 폭포, 아트밸리 I 2023년 7월 20일

경원이네 2023. 7. 21. 11:17

몇 일 동안 비가 내리더니 서울은 폭염경보, 포천 등 경기 북부지역은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그럼에도 문화유산 방문자 여권 투어 연천, 포천, 철원지역 산사 지질의 길 시간여행을 다녀왔다.  

 

 

인간이 살고 있는 지구의 시간 - ⑥ 선사 지질의 길

 

고구려의 축성 기술 연천 호로고루

호로고루는 임진강 북안에 있는 현무암 대지 위에 구축되어 있는 삼각형 모양의 강안평지성(江岸平地城)이다. 2001년 이후 4차에 걸친 발굴조사를 통하여 견고하게 쌓은 성벽과 목책, 대형 집수 시설 및 각종 건물지가 조사되었다. 또한 연화문 와당과 치미를 포함한 많은 양의 기와, 토기, 철기 유물 등이 출토되었는데 이는 성곽의 구조와 함께 고구려 축성기술과 생활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6세기 중엽 이후 약 200여 년간 고구려와 신라의 국경 하천 역할을 했던 임진강 유역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에 있고, 상대적으로 위계가 높은 유물이 다량으로 출토되어 고구려 국경 방어 사령부에 해당하는 유적으로 평가된다. 호로고루는 고구려의 독특한 축성기술을 밝혀낼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토성과 석성의 장점을 결합한 축성 공법은 중국 국내성과 평양의 대성산성 및 남한의 고구려 보루에서도 확인되는 고구려의 특징적인 축성 공법이다.

 

연천 호로고루는 사람들에게 문화유산으로 기억하기보다는 해바라기로 기억을 한다. 매년 8월 말쯤 되면 이곳에서 해바라기 축제가 열리기 때문이다. 이 지역 주민들은 북한과 가장 가까운 이곳에 해바라기 공원을 조성하고, 통일을 기원하는 염원을 담아 「통일바라기」라  부르기 시작을 했다. 매년 광복절 전 후로 해바라기 축제를 개최하여 다채로운 체험프로그램을 열고있기 때문이다. 

광개토대왕비 조형물로 남북 사회문화협력 사업목적으로 북한에서 보내온 모형
고구려 유적지에 대한 전시물이 있는 호로고루 홍보관 내부

 

산사 지질의 길 두번째 방문지는 연천 전곡리 유적지다. 전곡리 유적지 주차장은 평일이어서 인지 한산하다. 나무 그늘에 주차를 하고 창문까지 열어 놓은 뒤 유적지로 옮기는 발걸음은 초반임에도 지쳐가는 듯 하다. 그만 큼 덥다는 이야기다. 

 

 

구석기 시대 사람들의 생활모습 연천 전곡리 유적 

추가령지구대 서남부에 위치한 연천 전곡리 유적(전곡선사유적지)는 1978년 구석기 시대의 아슐리안형 주먹도끼가 발견된 이래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유적이다. 연천 한탄강변의 용암대지 위에 퇴적되어 있는 두터운 점토층에서 다량의 구석기 유물이 출토되었다. 현재까지 사적지 및 주변 지역에 걸쳐서 총 17차례의 발굴조사가 진행되었으며, 출토된 유물은 약 8,500여 점에 이른다. 전곡리 유적 조사를 계기로 한탄강·임진강 유역에 대한 4기 지질학적 연구가 이루어졌는데, 한탄-임진강 유역의 여러 지점에서 중요한 구석기 유적이 발견되었으며, 한탄-임진강의 구석기 유적지는 동아시아 구석기 문화 연구에 있어서 중요한 장소가 되었다. 전곡리 유적은 세계 구석기 학계에서 고인류의 문화적인 발전과정에 대한 이해에 새로운 면을 제시하였고, 유적 형성 과정에 대한 고찰을 통해 구석기 연구 방법론 발달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곡리 유적에서 발견된 「아술리안형」 석기는, 동아시아는 '찍개문화권'이라는 모비우스 교수의 학설(1940년대 초 하버드대학의 모비우스 교수는 세계 구석기 문화를 인도 동북부 지역을 경계로 서쪽의 아술리안 주먹도끼 문화권과 동쪽(동아시아)의 찍개 문화권으로 구분하였다그는 동아시아 지역에 기술적으로 발달한 주먹도끼가 없는 것은 구석기시대 동아시아 지역이 문화적으로 정체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지표이며 서양인의 인종적 우월성은 이미 구석기시대부터 결정되어 있었다는 항당한 주장을 하였다.) 을 결정적으로 반박하는 증거가 되었다.  

 

연천 전곡리 유적은 미국 인디애나대학에서 고고학을 전공한 주한 미군병사 그렉 보웬은 1978 3월 한탄강 유원지를 여행차 들렀다가 우연히 석기로 보이는 유물을 발견하게 되었다. 한눈에 유물이 예사롭지 않다고 생각한 그는 석기의 사진과 발견 경위를 자세히 적어 프랑스의 저명한 구석기 전문가인 보르드 교수에게 편지를 보냈고, 보르드 교수는 "직접 가보고 싶을 정도로 중요한 발견이지만 그럴 수 없으니 서울대학교 김원용 교수를 찾아가십시오." 라고 권유했다. 그렉 보웬이 가져온 석기를 살펴본 김원용 교수를 중심으로 조사단이 구성되어 1978 5 14일 전곡리 일대에 대한 최초의 지표조사가 실시 되었고, 조사 결과가 발표되며 전곡리 유적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유적지 안에 구석기시대 사람들의 생활모습이 곳곳에 조형물로 설치되어 있다.

 

철원 고석정으로 향했다. 더워서일까? 왠일인지 한산하다. 고석정과 고석바위 주변 그리고 강에서 배를 타려는 몇몇 관광객만 보일 뿐이다. 고석정관광안내소에는 아무도 없고 스템프 관리도 엉망이다.

 

 

거대한 기암 위의 정자 철원 고석정 

철원팔경 중 하나인 고석정은 철원군 동송읍 장흥리 일대의 한탄강 협곡 내에서 관찰되는 화강암 바위 위의 정자이다. 한탄강 한복판에 치솟은 10여 미터 높이의 거대한 기암이 솟아 있고, 그 양쪽으로 맑은 물이 휘돌아 흐르는데, 여기에 신라 진평왕 때 축조된 정자를 '고석정'이라 하고 고석바위 주변의 계곡을 '순담'이라 한다. '고석정'은 신라 때는 진평왕, 고려 때는 충숙왕이 찾아와 노닐던 곳이라고 전해지며, 조선시대 의적으로 불린 임꺽정의 활동 은거지로 알려지면서 더 유명해지게 되었다.이곳은 기묘한 바위와 깎아내린 듯한 벼랑 등 아름다운 모습뿐만 아니라 계곡에는 보기 드문 하얀 모래밭이 천연적으로 형성되어 있다. 고석정은 한탄강 협곡 내에서 기반암인 화강암이 현무암에 의해 부정합으로 덮여 있는 모습을 가장 특징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장소이다. 일대는 현무암 용암대지 형성 이전의 지형과 함께 현무암질 용암이 기반암 위로 흘러 용암대지를 형성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지질·지형 학습장으로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는 오랜 기간의 작용에 의하여 지표에 드러난 이후 약 54만 년 전부터 약 12만 년 전 사이에 일어난 화산활동으로 인하여 현무암 용암류에 뒤덮인 후 한탄강에 의해 일어난 침식작용으로 새로운 물길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다시 지표에 드러나게 된 것이다. 

고석정으로 내려가는 길
고석정
고석바위

 

 

한탄강이 품은 비경 포천 화적연

화적연은 한탄강의 강물이 휘도는 아름다운 지형에 있는 바위로, 강물과 자연식생이 함께 어우러져 비경을 이루고 있다. 하천이 휘돌아가며 생겨난 깊은 연못과 수면 위로 거대한 화강암 바위가 13m나 솟아올라 있으며, 짙은색의 현무암 절벽과 밝은색의 기둥바위, 짙푸른 물빛이 어우러져 있다. 화적연은 지형적 가치도 높은데, 대보화강암(중생대 백악기 화강암)을 뒤덮은 현무암층, 현무암 주상절리, 화강암 암반, 상류에서 공급된 풍부한 모래와 자갈 등 다양한 지형 요소들을 관찰할 수 있다. 예로부터 물이 마르지 않아 영험한 기운이 있다고 여겨져 기우제를 지낸 기록이 『조선왕조실록』에 등장하며, 많은 '고시문(박세당, 박순, 홍양호, 이항로, 이병연 등)'과 '실경산수화(정선, 이윤영, 정수영 등)'가 전해지고 있다.

 

화적연은 순 우리말로 ‘볏가리소’ 라고 한다. 뜻은 ‘벼 화’, ‘쌓을 적’, ‘연못 연' 자를 써서 “볏짚단을 쌓아 놓은 듯한 연못”을 의미한다. 

금강산으로 가는 길목이었던 화적연과 영평팔경 -포천(영평)은 조선시대 도성에서 강원도와 함경도 가는 최단 거리 노선인 '경흥로'가 지나고 있었다. 경흥로는 원산과 서울을 잇는 추가령구조곡을 따라 형성되어 큰 고개 없이 왕래할 수 있었기 때문에 조선시대 선비들의 꿈인 금강산 유람을 가기 위해 포천지역을 거쳐야 했으며, 한탄강 지역의 이름난 명승을 유람하였다. 금강산을 가는 여정 중 포천지역의 이름난 8곳의 경승지가 있었는데 이를 '영평팔경' 이라고 불렀다. 영평팔경은 화석연 금수정, 창옥병, 낙귀정지, 청학동, 선유담, 와룡암, 백로주 등으로 화적연을 영평팔경 중 으뜸으로 꼽았다. 조선후기 영의정을 지낸 미수 허목은 금강산 유람기에 '화적연기'를 남겼고, 겸재 정선은 금강산가는 길에 명승을 그린 '해악전신첩' 에 화적연을 남겼다. 이외에도 조선후기 학자로서 이름 높았던 삼연 김창흡과 항일 의병장 면암 최익현도 화적연을 감탄하며 많은 글과 시를 남겼다.

 

화적연과 짧은 만남을 하고 다섯 번째 방문지 한탄강 세계지질공원센터로 이동을 했다. 센터에 도착을 하니 친절하게 전시실 관람안내를 해주신다. 일단 급한 배설부터하고 스템프를 날인 한 후 안내해 주신대로 전시실로 향한다.

 

 

지질공원의 전문 박물관 한탄강 세계지질공원센터

국내 최초 지질공원 전문 박물관으로 한탄강을 탐방하는 관광객과 학생들은 반드시 들려야 하는 장소다. 한탄강의 지질, 역사, 고고, 생태, 문화자원 등을 일반인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유네스코의 정의에 따르면, 지질공원은 '단일의 통합된 지리적 영역으로서 국제적인 지질학적 가치를 지니는 명소에 대해 경관의 보호, 교육, 연구,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전인적인 개념을 가지고 자연자원 및 문화자원과 연계하여 이용하는 곳'을 의미한다. 

 

한탄강 지질공원센터 전시관에는 지질관, 지질문화관, 지질공원관으로 구성되었다.

 

지질관은 용암이 만든 강이란 이름으로 한탄강의 용암이 분출하기 이전 지층을 이루었던 화강암부터 한탄강의 형성과정과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현무암, 주상절리, 용암대지, 베개용암 등 한탄강의 지질학적 특성이 전시되어있다.

 

지질문화관은 삶이 흐르는 강이란 이름으로 드넓은 용암대지와 한탄강 협곡에서 인류의 역사가 시작되는 구석기 시대부터 조선시대 최고의 유람지였던 한탄강과 '영평팔경'까지 한탄강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 할 수있는 공간이다.

 

지질공원관은 다시 태어난 강이란 이름으로 현재 한탄강과 함께하는 자연과 생태를 전시하고 있으며,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지질공원제도와 한탄강의 명소를 소개하고 있다.

 

비둘기낭 폭포는 지질공원센터에서 걸어도 10여 분이면 가는 곳에 있다. 우리는 자차를 이용하고 있으니 차로 슝~

평일이라서인지 이곳 역시 한산하기는 마찬가지다. 입구에 들어서니 폭포에 떨어지는 물소리가 우렁차게 들린다.

 

 

한탄강 중심의 지질학적 이해의 단초 비둘기낭 폭포

비둘기낭 폭포는 포천 한탄강 주상 절리 협곡과 동일하게 한탄강 용암대 대지가 불무산에서 발원한 불무천에 의해 개석 되면서 형성된 폭포이다. 주변 지형이 비둘기 둥지처럼 움푹 들어간 주머니 모양을 하고 있다고 하여 비둘기낭 폭포라 부른다. 또 다른 설은 예전부터 양비둘기가 폭포 주변의 동굴에 서식하고 있다고 하여 비둘기낭이라 불린다고 전해진다. 포천 한탄강 주상 절리 협곡과 같이 주변의 크고 작은 하식동과 주상 절리, 판상 절리, 협곡, 용암 대지 등 철원-연천 지역의 지형 및 지질 형성 과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용암 대지 내의 폭포 발달 과정을 알 수 있는 독특한 폭포 지형으로, 한탄강을 중심으로한 지역의 지형, 지질학적 형성 과정을 이해하는 데 자료로서 가치가 높다. 비둘기낭 폭포는 지질·지형학적으로 하식 동굴, 협곡, 두부침식, 폭호 등 하천에 의한 침식 지형을 관찰할 수 있고, 주상절리, 판상절리 등 다양한 지질구조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한탄강에 흐른 용암의 단위를 한눈에 관찰할 수 있어 학술적으로도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예전 6.25전쟁 당시에는 수풀이 우거지고 외부에 잘 드러나지 않아 마을 주민의 대피시설로도 사용되었고, 군인들의 휴양지로도 사용되었다. 현재는 201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으며, 많은 관광객들에게 그 아름다움과 비경을 전하고 있다.

 

비둘기낭 폭포에서 아트밸리로 가는 길은 짧지 않았다. 이정도의 거리라면 아트밸리부터 시작 할 걸 하는 후회를 잠시했다. 집으로 올 때 구리쪽으로 와야 하는데 퇴근시간이면 정체가 심한 곳이기 때문이다.

 

 

폐석장의 재탄생 포천 아트밸리

포천아트밸리는 방치된 폐석을 활용해 멋진 예술 공간으로 재탄생한 문화예술 공간이다. 신북면 기지리에 위치한 이곳은 국가 주요 기관인 청와대, 국회의사당, 대법원, 인천국제공항 등의 건물에 사용될 만큼 재질이 단단하고 아름답기로 유명한 포천석을 1960년대부터 30년간 채석하던 화강암 채석장이었다. 1990년대 이후 양질의 화강암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방치되어 황폐화된 곳을 포천시에서 복합 문화 예술공간으로 재탄생 시켰다. 포천아트밸리는 훼손된 자연경관을 친환경적으로 복구하고 일부는 과거 경관을 그대로 보존함으로써 근대산업유산의 흔적과 문화예술공간을 만들어 자연을 훼손한 반성의 공간을 함께 살려낸 의미 있는 장소로서, 역사와 문화예술 및 교육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특색 있는 공간이다. 

 

아~ 안되... 호수로 오르는 길이 가파라 모노레일을 운영하고 있는데 공사로인해 걸어가야 한다. 몇분정도 올라가야 하느냐 물었더니 15분정도 걸린단다. 덥지 않으면 15분 정도야 거뜬하지만 폭엽주의보가 내려진 날씨에 숨이 막히지만 걸을 수 밖에 없다. 

낭바위 낭떠러지란 뜻의 '낭바위'라 불려져 왔으며, 이곳에서 살던 정창국이 병자호란 때 변방을 지키다 전사하자 그의 부인인 창원유씨가 남편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 절개를 지키기 위해 뛰어내려, 자결한 바위로 떨어질 '낙', 바위 '암'자를 써서 '낙암바위'라고 불렀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선녀탕이라는데?